- 유머&호러 -

돌아와달라고 하지 않는 듀오링고

 
글로벌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가 정형화된 기업의 틀을 깨고 파격적인 소통 방식을 선보이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한 이용자가 학습을 중단한 지 백 일이 넘었음에도 왜 예전처럼 돌아와 달라는 알림을 보내지 않느냐고 묻자, 듀오링고 코리아 공식 계정이 남긴 답변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해당 계정은 마치 자식을 훈육하는 부모의 심정을 담은 듯한 긴 문장의 답변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웃음과 충격을 동시에 선사했다.
 
답변의 내용은 기존의 친절한 고객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 듀오링고 측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며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을 사회나 환경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식만큼은 행복하게 키우고 싶어 했던 부모의 희생을 묘사하는 듯한 신파조의 문체는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내가 먹고 입을 것을 참아가며 좋은 학습 조건을 만들어주려 노력했다는 대목이나, 사용자가 방황할 때 뒤에서 몰래 울었다는 설정은 한국 특유의 가족 드라마 서사를 완벽하게 패러디한 모습이다.
 
이러한 듀오링고의 행보는 이른바 '부캐'나 '세계관'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통 문법을 정확히 관통했다. 단순히 학습을 독려하는 기계적인 메시지보다,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하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낸 것이다. 실제로 해당 게시물 아래에는 수천 개의 좋아요와 함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으며, 이용자들은 듀오링고의 집요한 알림을 '가스라이팅'이라 부르던 기존의 밈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즐기고 있다.
 
기업이 고객에게 당장 공부하라며 지쳤다고 선언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마케팅 방식이었다. 하지만 듀오링고는 이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동시에, 학습자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주는 데 성공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이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서사를 만들어가는 듀오링고의 영리한 소통 전략은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 대중의 관심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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