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심리, 철학, 정신, 뇌를 공부한 후에 심리 상담 자격증을 따는 게 최종 목표인데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 도움이 되고 싶어서.
"불안함과 외로움은 평생 함께하는 것 같다. ... 매 순간 고민하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불안하고 당신 또한 그러하니 같이 찾고 공부해봅시다' 란 말을 하고 싶다."
슈가는 원래부터 소아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고 한다. 슈가는 작년 11월에 천근아 교수에게 찾아가 음악 재능 기부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발달 장애 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그리고 소아청소년 정신장애에 워낙에 관심이 많았던 슈가는 헙업의 파트너로 세브란스 병원을 선택하게 되면서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천근아 교수: 제가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그날 슈가 씨께서 제가 쓴 (자폐스펙트럼장애) 교과서를 500페이지에 달하거든요? 엄청 두꺼운 책이에요. 근데 그 책을 상당 부분 읽고 거의 읽고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 너무 심도 깊고, 매우 날카로워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슈가 씨는 재능 기부 의사를 먼저 밝혔습니다. 어떻게 슈가 씨의 좋은 취지와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제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고 걱정이 많이 됐던 거는 사실이에요. 그래도 슈가 씨의 진정성에 이끌려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까지 이르게 됐고 결국은 'MLND(마인드)' 프로그램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가 씨하고 준비 과정부터 프로그램 진행 과정까지 쭉 지켜본 바로는 '아, 이분은 정말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왜냐하면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도 안하고 오히려 저보다 더 일찍 와서 기타 연습을 하고 있고, 치료자 분들하고 미리 사전 준비 미팅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제가 "'아니 주말인데도 일찍 오셔 가지고 치료 준비를 하고 있다니' 라는 생각에 그 광경을 보면서 굉장히 제가 숙연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호흡에 맞추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고, 슈가 씨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슈가 씨는) 진정으로 이 치료에 참여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고 큰 행복의 시간이고 힐링의 시간이겠구나라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 치료자들이 상당히 그 진정성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요.
슈가 씨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교수님,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면서요?' 자기가 정말 외면할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슈가 씨의 곡 중에도 <AMYGDALA>라고 뇌에 아주 조그마한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라는 영역이 있거든요. 그거의 영어 이름이 AMYGDALA(아미그달라)예요. (슈가 씨가 정말로 뇌에 대해서 관심이 기본적으로 많고 정신 건강, 생각, 마음, 정서, 감정이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인식이 있는 분이셨고,
그리고 또 하나는 (슈가 씨가) 지인 중에 발달 장애 지인을 접하고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해요.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주말을 이용해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지각도 안하고 열심히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저희가 총 10번에 걸쳐서 프로그램 진행을 했는데 10번을 거의 90분간 진행을 했어요.
(슈가 씨 덕분에) 아이들이 말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참 흥미롭게도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 부모님께서는 슈가 씨가 보조 치료자로,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렸지만, 우리 아이들은 음악 선생님이 슈가 씨라는 걸 전혀 모른 채 참여를 했거든요. 전혀 모른 채 끝까지 참여를 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슈가 씨께서 평소 청소년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보니까 소아 청소년 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 플랫폼, 하드웨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저하고 계속 소통을 하면서 더 느끼게 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슈가 씨께서는) 전격적으로 그런 전용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차오르게 되셨고 그래서 아주 크게 50억원이라는 재정적 후원을 해주시게 됐습니다.
슈가 씨께서는 지속적으로 저희에게 관심을 갖고 후원의 뜻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고 힘을 보태겠다고 저에게도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이 센터를 점점 확장시켜 나가고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