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를 외부 도구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우회 경로'를 전격 차단했다. 이에 개발 커뮤니티는 "사용자 편의를 무시한 일방적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벤처비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외부 서드파티 앱이 클로드 코드를 우회해 API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보안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그동안 일부 개발자들은 '오픈코드' 같은 서드파티 도구인 하네스를 활용해, 월 20달러 정액제 구독 계정 인증 정보를 외부 통합개발환경(IDE)이나 자동화 툴에 연동해왔다. 이는 비싼 종량제 API 비용을 내지 않고도 구독 한도 내에서 클로드 모델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성비 우회로'로 통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이러한 우회 방안은 완전히 막혔다. 깃허브 관련 이슈 트래커에는 "지난 9일부로 맥스와 프로 구독 자격 증명이 인식되지 않는다"는 제보가 빗발쳤다. 커뮤니티에 공유된 에러 로그에는 "이 자격 증명은 오직 클로드 코드 사용만을 위해 승인되었으며, 다른 API 요청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명확한 차단 메시지가 포함됐다.
앤트로픽 측은 이번 조치가 보안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팀의 타릭 시히파 개발자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클로드 코드 하네스 스푸핑에 대한 안전장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일부 정상적인 사용자가 차단되는 '오탐' 문제는 수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앤트로픽 공식 지원 센터에서는 "외부 환경 변수로 API키를 설정할 경우 구독과 별개로 과금된다"며 외부 도구에서의 사용은 구독과 무관한 유료 API 영역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개발 커뮤니티에서는 정당한 구독료를 지불했음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에서 모델을 활용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통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개발자는 "공식 툴인 클로드 코드만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폐쇄적인 생태계 전략"이라며 "결국 비싼 API 요금제를 쓰게 하려는 상술"이라고 꼬집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앤트로픽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가치 3천500억 달러(약 460조원)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구독료만 내고 대규모 리소스를 소모하는 일부 개발자를 방치할 경우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앤트로픽은 '보안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개발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며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