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폴더블, 확장현실(XR), 차량용, TV 등 디스플레이 폼팩터 전반에 걸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방향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변형이 자유롭고 소비전력이 낮으며 색 재현력이 뛰어난 OLED의 강점을 더욱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는 단연 5000PPI(인치당 픽셀수) 해상도의 1.4형 적·녹·청(RGB) 올레도스(OLEDoS)를 적용한 XR 데모 기기가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몰입감을 선사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술로, 1인치 내외의 작은 크기 패널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5000PPI는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XR에 적용된 4000PPI보다 동일 면적에 화소 수가 20% 더 많아, 더욱 선명하고 현실감 넘치는 화면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주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차세대 폴더블 패널 또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제품 대비 주름을 약 20%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주름이 사라지면 시인성이 개선되어 시각적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는데, 실제로 같은 화면을 보더라도 접힌 부위의 글자가 기존 폴더블 제품 대비 훨씬 선명하게 보였다. 이는 애플 역시 올해 출시할 첫 폴더블 제품을 '주름 없이(crease free)'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 만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I와 OLED를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콘셉트 제품들도 선보였다. 팬던트에 적용된 1.4형 원형 OLED는 휴대성과 음성 조작 편의성을 높였으며, 리모컨처럼 만든 1.3형 원형 OLED, 로봇 얼굴처럼 만든 13.4형 원형 OLED 등 곡면이나 원형 등 다양한 형태 구현에 OLED가 가진 유리한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하나의 디스플레이에서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가 서로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는 차량용 OLED를 전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 듀얼 뷰(SDV)'라고 명명된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내부에 각기 다른 시야각을 갖는 두 개의 층을 만드는 방식으로 구현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가운데 배치된 디스플레이 하나로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조수석 탑승자는 영화를 보는 것이 가능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활용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은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평소에는 가로가 긴 약 18인치로 사용되다가 정차 또는 자율주행 중에는 세로로 늘어나 최대 33인치가 되는 슬라이더블 OLED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면적 기준으로 약 150%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공간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부문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가격을 낮춘 스페셜 에디션(SE) 모델도 선보였다.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비해 화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 시장 점유율 확장이 느렸던 OLED TV의 대중화를 위해 회심차게 준비한 기술이다. 보급형임에도 불구하고 OLED 고유의 경쟁력인 완벽한 블랙, 빠른 응답속도, 넓은 시야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 소비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AI 시대에 OLED는 가장 효과적인 디스플레이 수단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색 표현력과 응답 속도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의도하는 대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OLED가 AI 시대의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